호치민 루프탑 바에서 멍 때리며 든 생각

항상 멍때리고 생각하다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주제는 나의 진로다. 어떤 미래를 꿈꾸며 살아갈 것인지 더 나은 미래는 없을지 생각해본다. 그렇게 미래를 생각하다가 불확실한 미래를 점치는거에 지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지며 생각을 마무리하는게 항상 똑같은 레파토리이다.

어제 내가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는 지금 내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지금 살아가면서 시간을 쏟는 부분들이 대개는 다 나의 미래를 더 밝게 비춰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나는 ML Engineer을 내가 가지고 갈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ML Engineer가 되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 코르카의 비전과 나의 궁극적인 비전도 얼추 비슷한데, 나는 모든 인류가 기술의 발전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왜냐고? 나혼자 잘먹고 잘살수도 있겠지만 남들에게 베풀고 사랑을 주고 받는 삶이 더 재밌지 않을까? 암튼 ML Engineer로서의 커리어를 키워나가고 싶다. 그리고 내가 요즘에 시간을 쏟는 일들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러니 ML Engineer와 얼추 결이 맞는 것 같았다.

먼저 논문 읽고 모델을 구현해보는 걸 하고 있는데 확실히 직접 구현을 해보면서 디테일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데이터의 Distribution을 학습하고 싶을 때, 보통 KL Divergence를 Loss 값으로 사용한다. 실제로 Loss term이 어떻게 되는지 왜 그렇게 유도되는지 파악하는게 좋았었다. 또한 VAE에서 mean과 std를 학습한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직접 코드를 짜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분명 나의 ML 실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요즘에는 잘 못하고 있지만 캐글링과 코르카의 MLOps Curriculum을 진행하는 것은 나의 엔지니어링 실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캐글하면서 가끔씩 현타가 오는건 어떻게 이렇게 큰 데이터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거지? 이런 코드들을 대체 어디서 배우고 짜는거지? 최근 추천시스템 대회를 하면서 조금 장벽을 느꼈었다. 다들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길래 저리 성적이 좋으며 저런 뛰어난 아이디어들은 무엇을 하면 얻을 수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분명 ML Engineer에게 필요한 스킬들이라고 깨달았다. MLOps Curriculum도 비슷한 느낌에서 진행을 하고 있다. ML 한가지만 잘하는 사람은 차고 넘칠거다. Ops라는 스킬을 키워야 내가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세상에 기여를 하기에도 더 수월해질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들을 한다면, 뛰어난 ML Engineer가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뇌 강화를 위해서 책을 읽고 있다. “역행자”라는 책을 읽었던 것을 계기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뇌가 강화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것까지 잘한다면 뇌가 강화된 뛰어난 ML Engineer가 되리라.

이 이후에 미래에 대해서는 계획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아직 뇌가 강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뇌가 강화된 내가 더 대단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앞서 말한 것들에 집중해서 성장하면 된다.

나의 진로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면 항상 지금 다니는 회사인 코르카 생각도 많이 난다. 요즘들어 긍정적인 측면은 코르카 업무와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어느 정도 얼라인을 맞춘 것 같다. 코르카의 메인 토픽 중 하나인 추천시스템이라는 분야도 계속 공부하고 싶을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고 만약 대학원에 진학을 한다면 추천시스템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싶다.

그리고 갑자기 든 생각은 코르카가 확실히 어떤 큰 일을 할 것 같다. 잘은 모르겠는데 요즘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괜히 무언가 하나를 뻥 터뜨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가끔씩 대표님은 코르카 안에서 하고 싶은 거를 다하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에 와닿는 말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나에 대해서 조금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것까지 요구해도 되나?’ ‘내가 정말 코르카에 필요한 사람일까?’ ‘너무 내멋대로 구는거 아닐까?’ 싱가포르에 올 때도 맘이 편치 않았던게 이런 감정들이 비롯된 것 같다. 내가 당당하게 코르카 앞에 똑바로 설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되자. 100% 말고 150% 정도로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되어보자. 의기소침해지지말고 스스로 열심히 해서 더 당당한 사람이 되자.

멍때리면서 생각을 하던거라 정리를 해도 기승전결이 없다. 원래 내 글에는 기승전결이 없다. 아무말 대잔치다. 그래도 머릿속에다가 그냥 담아두는 것보다는 어딘가에 적어두는게 좋다. 갈수록 기억력이 나빠져가지고.. 그냥 기록 같은 거다. 2023년의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