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력 +1.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을 읽고 든 생각
난 민주주의의 반대가 공산주의인줄 알았다. 시작부터 갑자기 멍청함이 훅 들어와서 놀랐는가? 사실 내가 교양이 없는거는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주변에 어렸을 때 삼국지를 안 읽어본 사람은 나뿐이었고, 역사에 대한 무지는 극에 달했다. 남탓을 잠깐 해보자면, 고등학교 영향이 좀 컸다. 미적분학, 선형대수학, 일반화학, 일반물리를 배우느라 고등학교 수업에서 국어나 역사와 같은 문학 수업은 많지 않았다. 그렇게 난 교양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근데 사는데 별로 문제가 안되었다. 사람들은 내가 삼국지를 안읽었다는 것보다 자전거를 못탄다는 거에 훨씬 더 놀랬고 친구들과 교양 넘치는 대화를 하기보다는 욕설이 은은하게 첨가되어 있는 아무말 대잔치의 대화를 보다 즐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 책을 보게 된 것이다. 계기는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까먹었다. 그냥 요즘에 무거운 책만 읽다가 조금 재밌고 쉽게 읽을 만한 책을 찾다보니 만나게 되었다. 근데 되게 재밌었다. 민주주의의 반대가 독재주의, 엘리트주의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공산주의의 반대는 자본주의라는 것도 알았다. 내 속에 무지했던 교양이 채워짐을 많이 느꼈다. 나는 이런 교양책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니라 그냥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대해 가볍게 다룬다. 역사를 생산수단과 엮어서 설명을 하여 어떻게 세계전쟁이 발발하게 되었고, 냉전 시대를 거쳐 지금의 신자유주의가 탄생하게 되었는지 너무 재밌게 푼다. 가끔씩 나오는 저자의 고오급 유머가 나를 피식하게 할 때도 있었다.
경제는 초기 자본주의, 후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공산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공산주의가 왜 실패하였는지도 되게 잘 설명해준다. 읽다보면 아 그래서 이런 역사가 있었던 거구나~ 혹은 우리는 지금 어떤 경제체제를 세우려고 하는 건지 생각도 하게 한다. 이 책의 매력은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현재 우리가 어떤 경제체제를 따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지, 나의 반대 의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근거들을 제시해야 할지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읽으면서 교양력(?)이 채워지는게 실감이 든다.
정치도 진보와 보수를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어떻게 구분되는지 설명해준다. 정치는 어떤 경제체제를 결정할지 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 그래서 요즘 민주당이 그렇구나, 요즘 국힘이 그래서 그렇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읽으면서 재밌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회도 개인주의, 집단주의로 나눠서 설명하고 윤리도 의무론과 목적론에 대해 소개한다. 한 3-4일 만에 금방 읽었는데 글을 쓸 시간이 안되어서 이제서야 글을 쓰고 있다. 난 이제 보다 교양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아닐 수도 있지만 일단 그런 기분이 든다. 나는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책을 읽는다면 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