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어코 글을 쓰게 만든 책 『역행자』 를 읽고 든 생각
“역행자”를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던 나에게 이렇게 글을 쓰게 만든걸 보면 참 인상깊게 읽었다는 증거다.
“역행자”의 저자는 자기계발서 200권을 읽고 거기에 나와있는 대로 살아가보니 인생에도 게임처럼 공략집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공략집을 7단계로 나눠서 적은 것이 이 책이다. 이 책 읽기 전까지 자기계발서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별로 감명 깊지는 않았었다. 그도 운이 좋았었겠지. 어쩌다한 투기가 성공을 한 것이겠지.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저자는 책 초반부터 이러한 독자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정곡을 찔러버린다. 읽으면서 많이 찔렸다. 고딴 꽉막힌 마인드로 뭘 해먹겠는가? 그냥 자기 말이 다 맞고 성공한 남들의 얘기를 무시한다고 해서 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진심으로 고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한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나름 알고 지냈던 사이니까 거의 7-8년 지기 친구다. 그 친구와 내가 같은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난 항상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열등감이 발동했다. 내가 더 못난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시기하고 질투하며 그 친구가 잘 되는 게 별로 탐탁치 않았다. 차라리 내 옆에 없었으면 했다. 별로 안 친했다면 그 친구가 뭘하는지 내가 몰랐었다면 내가 시기하고 질투할 일도 없으니깐 말이다.
참 못난 생각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다.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달라고도 기도했었고 노력했지만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내게 따끔한 지도가 필요했다. 그것은 옳지 않다고. 그딴 마인드로 살아가면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다.
역행자 7단계 모델의 1단계가 자의식 해체다. 책을 인용하자면, “자의식은 본인보다 잘난 사람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그의 정보를 밀어낸다.” “자의식을 해체해야 비로소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으며, 반복하는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할 수 있다. 스스로 멍청하다는 걸 인정하자. 질투하는 대상보다 못하다는 걸 인정하자. 그다음에 발전이 있다. 자의식으로 자아의 상처를 피해서는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1단계 내용을 보는 순간 그 친구가 떠올랐었다. 이 책에 나와있는 대로 발전하고 싶었다. 내 옆에 있는 대단한 사람은 시기질투할 대상이 아니라 배울 점이 많다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냈다. 어디서 나의 열등감이 자극되었는지 탐색했고, 인정했다.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내 감정을 전했고 미안함을 표했다. 너한테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도 말했다. 돌아온 답변은 긍정적이었다.
발전하고 싶었다. 찌질하게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모습을 바꾸고 싶었고 그래서 액션을 취했다. 나는 자의식을 깨고 나올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역행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자의식을 깬다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생각을 해보았다.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과 반대의 개념인 것 같았다. 자의식이란 자신감과 비슷한 결을 가지지 않을까? 근거 없이 높은 자신감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의견인 것 같다. 남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하고, 내 말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과한 겸손이 항상 좋다고도 생각 안한다. 겸손함과 자신감 그 두개를 조화롭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랑 가까이 있는 또 다른 친구가 생각났다. 책 읽는 것을 엄청 좋아하고 가끔씩은 자기 감정에 대해서 글을 쓰기도 한다. 글을 쓰는 실력도 내가 봤을 때는 대단하다. 그 친구는 독서를 하는 습관이나 여러 방면에서 역행자 모델을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서 원래도 대단하고 멋있는 친구로 보였지만 더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닮고 싶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 역행자 모델에 1-2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1-2 단계부터 완수하고 싶은 마음이다. 저자는 22법칙과 운동만이라도 이 책을 읽고 가져간다면 충분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22법칙이란, (왜 22법칙인지 사실 모르겠는데) 매일 2시간씩 독서와 글쓰기를 하라는 것이다.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나도 안다. 나도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 안했다. 정말 이번 독서를 계기로 책하고 더 친해지고 싶다. 글도 많이 쓰고 싶다. 나는 내가 글을 못 쓰는 것을 안다. 글을 쓰는 것이 점점 잦아진다면 서서히 내 실력이 늘어가는 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책 읽고 글을 쓰자. 역행자를 거의 3일만에 다 읽었다. 내가 3일만에 한 권을 다 읽었던 적은 거의 손에 꼽는다. 그만큼 내용이 너무 좋았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저자가 말하는 역행자가 되고 싶다. 그 시작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가 그전까지 시덥잖은 변명을 하며 회피했던 것들을 다 마주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