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잃어버린 우리. 『이토록 멋진 휴식』 을 읽고 든 생각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적는다. 1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서 빼곡하게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산다. 계획을 지키면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잠에 든다.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가벼운 자책을 하며 내일은 더 잘해보자고 다짐하고 잠에 든다. 일어난다. 이를 반복한다. 며칠 혹은 몇 주를 반복하다가 지친다. 삶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남들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쉽게 지치는 내 모습을 보고 실망한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더 열정을 불태워보자고 다짐한다. 다시 반복한다. 더 지친다. 내가 무엇을 향해 달려갔는지도 잊어버린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무기력해진다. 노력도 재능이라던데 내 노력은 이게 한계라며 자책한다. 쉬고 싶은데 어떻게 쉬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오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는 열심히 살고자 하는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생들의 이야기, 더 나아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다. 더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믿는 당연한 상식이다. 인생의 문제를 하나 더 풀기 위해서 잠을 줄여야만 했고, 쉬는 것을 포기했다. 우리는 휴식을 사치라고 느낀다. 친구들하고 열심히 공부할 때, 우스갯소리로 ‘잠죽마’라는 단어를 만든 적도 있다. ‘잠은 죽어서 잔다는 마인드’의 줄임말이다. 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으니까 잠을 포기하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잠을 줄이니까 해야 할 것들을 모두 완수할 수 있었다. 쉬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휴식을 잊고 산다. 휴식이라는 개념도 까먹었고, 실제로 휴식할 시간을 주어도 어떻게 휴식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철저히 무너져봐야 휴식을 그제야 찾는다. 나도 그랬다. 열정이 견뎌줄 때까지는 휴식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밥을 먹인다고 해서 항상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계가 아니다. 완전히 방전되어 무엇도 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제야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내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가 열심히 해야 할 일을 계획하고 달성하는 만큼 하고 싶은 것을 계획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휴식을 해야 한다. 참고로 휴식이란 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다. 일은 ‘해야 하는 것’이고, 휴식은 ‘하고 싶은 것’이다. 휴식의 시작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가장 보람을 느끼는 활동이 무엇인지. 그런 활동들을 외면하고 살지 않았는지. 잠깐 내 내면에 들렀다 가자. 사실 이 내용을 적으면서 티키틱의 들렀다 가자가 떠올랐다. 그러니 링크 첨부해야지. 링크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꾸기 위해 무언가를 더해간다. 세상이 우리를 더하기 하라고 밀어붙인다. 우리의 더하기를 먹고 세상이 더 이로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빼기에 집중할 때다. 하면 좋은 게 아니라 해야만 우리가 더 살아갈 수 있다.
책이 엄청 두꺼웠고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아닌 것도 있었지만. 그래서 책 내용을 조금 끄적이는 것으로 이 독후감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들도 많은 위로와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워라밸의 본질은 ‘시간’의 균형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의 균형이라고 볼 수 있다.”
“내 생각에 세상은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이 막대한 해악은 “근로가 미덕”이라는 신념에서 나온다.”
“치열함보다 꾸준함이다. 치열함은 간혹 일어날 뿐이다. 최대치에 도달하려면 대가가 따른다. 누구도 매일 전력 질주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보면 꾸준함이 치열함을 이긴다. 늘 그랬다.”